2009년 1월 4일 일요일

미래권력 박근혜와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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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권력 박근혜와 김형오



국회 파행에 대한 해법을 두고 여당 한나라당 내부의 당론이 중구난방이라고 한다. 강경파에서 온건파까지 입 달린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씩 하는데, 어느 쪽으로도 당론이 모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당론이 중구난방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청와대에서 이명박이 <강행처리하라!>라고 오다를 내려놓은 상황이고, 이런 오더가 흔들릴 리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한나라당에서 이래저래 터져나오는 이견들은 그저 <투덜거림, 불평 불만, 뒷담화>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런 이런 중구난방 속에서 박근혜가 한 마디 슬쩍 했다. 그는 <끝까지 대화로 타결이 되면 정말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박근혜로서는 그런 멘트가 최선이다.

일단 박근혜는 현재 한나라당 소속이므로 한나라당의 당론에 명백하게 반대할 수 없다. 정작 현재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신문방송법은 <한나라당의 방송 장악및 장기집권의 포석>이라는 점에서 박근혜가 반대할 이유도 없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박근혜를 위한 레드카펫을 까는 중인 것이다.

그렇지만, 박근혜가 이번 사안에 대해 적극 찬성할 수도 없다.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큰 꿈을 가진 사람은 항상 이미지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물론, 고대 사회나 전 근대사회에서는 큰 꿈을 가진 자는 손에 피를 묻히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30년 전에도 큰 꿈을 가진 자는 손에 기꺼이 피를 묻혔다. 그러나 지금은 투표(국민적 인기)을 통해 집권하는 시대다. 손에 피를 묻힌 자는 국민적 지탄을 받고 절대 당선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박근혜가 피투성이 전쟁터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끝까지 대화로 타결이 되면 정말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가장 박근혜다운 해법이다. 나아가 그는 이참에 <평화주의자, 대화주의자>로서 이미 메이킹도 했다. 박근혜는 <남들 싸울 때 말리는 사람이 가장 이익을 본다.>라는 상식적인 이치를 실현하는 중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경우>라고 봐야 한다. 이명박이 손에 피를 묻혀가며 죽 쒀서 박근혜에게 바치는 국면이다.

문제는 이번 <화려한 휴가 작전, 피바다 작전>에서 손에 피를 묻힌 사람들이 4년 뒤에도 살아남느냐이다. 4년 뒤에는 한나라당의 당권과 대권을 모두 박근혜가 쥘 것인데, 지금 백정노릇을 하여 국민적 지탄과 비난을 한 몸에 받을 사람들이 2012년 총선에서 박근혜로부터 공천받을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어부지리>와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묘하게 조합되는 국면이다.

박근혜는 침묵함으로써 이익도 얻고 불이익도 얻을 것이다. 박근혜의 침묵에 대하여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박근혜의 침묵에 대해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하느냐이다. 박근혜의 침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나라당 친이계, 야당(민주당, 민노당, 자선당)일 것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한나라당 친박인사들과 친박연대가 아닐까 한다.

박근혜가 현명하다면, 즉 미래권력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드러내려면 이 시점에서 좀더 나은 해법을 제시해야 했다. <끝까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는 말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말이고, 사실 일주일 전이 여론조사에서 나온 말이기하다. 그러니까 박근혜는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읊은 것에 불과한 것이다.

만일 내가 박근혜의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이념 법안 강행처리를 접어야 한다.>라고 일갈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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