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4일 일요일

박근혜, 한마디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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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점거 상태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김형오가 오늘 새벽에 본회의장 철거를 하지 않음으로서 연말연시 철거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보는 것이 주된 관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임시회의 마지막날인 내년 1월 8일에 본회의장 전격 철거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김형오가 손에 피를 묻히고 총대를 매는 것을 결단한다면 2009년 연초는 피바다가 될 것이다.

그런데, 냉정한 제3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 2009년 연시에 국회 본회의장을 그렇게 피바다로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쟁점입법 85개가 경제관련 법안이냐.>라는 의문에 비추어보면 답은 명백하다. 한나라당은 이념법안으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중이다. 2004년 총선에서 152석을 획득한 열린우리당은 그 여세를 몰아 연말에 소위 4대 개혁입법을 전격 추진함으로써 국회를 파란으로 몰아 갔는데, 현재 딱 그짝이다.

자, 그러면 앞으로 국회 대치 국면은 어떻게 될까?

김형오가 내년 1월 8일 즈음에 본회의장 철거를 해도 <산뜻한 신년>은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야당 민주당이 장외로 나감은 물론이고 여론의 악화, 언론의 적대화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형오는 최악의 수법을 쓸 수 있다. 즉, <임시회 기간을 어영부영 넘기는 것>이다. 내년 1월 8일이 넘어가면 임시회는 끝난다. 이리 되면 민주당은 본회의장을 점거할 필요성이나 명분이 없어진다. 한나라당도 김형오에게 법안의 직권상정하라고 요구할 수 없게 된다.

사실 그런 수법이 이번 사태를 가장 무난하게 푸는 해법이긴 하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모두 쟁점법안을 두고 다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색이 국회의장이 쟁점을 그런 식으로 안이하게 푸는 것은 보기에 안 좋다. 그것은 국회의장으로서의 책임 방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형오의 그릇이 다소 작아서 탁월한 해법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줘야 한다.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올인해야 합니다. 이념법안으로 국력을 낭비하고 정쟁을 일삼아서는 안 됩니다. 한나라당은 이념법안 전쟁을 철회해야하고, 민주당은 국회 점거를 풀어야 합니다.>라고 누군가는 말해줘야한다.

그런데, 여기저기에 박근혜가 뭔가 한 마디 해주길 요구하는 것 같다. 아마도 박근혜가 <가장 유력한 미래권력>이고 여론 지지도가 높다보니, 그가 해법을 제시해주길 원하는 모양이다. 대통령 이명박, 국회의장 김형오, 당대표 박희태, 원내대표 홍준표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박근혜는 이제 한 마디 할 때가 되었다. 연말연시를 불안하게 보내는 국민들에게 그녀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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